日記

2020 01 26

 

매일 아파트 둘레 세 바퀴를 돌고 있다.

며칠째 저 자리에 상판 없이 뼈대만 있는 식탁이 버려져 있고 이걸 볼 때마다 생각나는 윤성희 단편 <어느 밤>.

 

 

    그런데요, 참 이상한 집도 보았어요. 애써 싣고 와서는 다 버리더라고요. 장롱도 버리고 소파도 버리고 식탁도 버리고. 처음에는 이사를 가는 줄 알았어요. 그 집만 짐이 내려와서요. 그러더니 인부들이 쓰레기장 앞에 짐들을 쌓아놓더라고요. 궁금해서 가서 물어봤어요. 이게 뭐냐고. 그랬더니 버리는 거래요. 새집에 안 어울린다며. 이삿짐 트럭이 떠난 뒤에 청년은 식탁 의자에 앉아보았다. 식탁 가운데 동그랗게 냄비에 눌린 자국이 보였다. 그걸 손바닥으로 만져보았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 청년은 짜장면 한 그릇을 배달시켰다. 제가 미친놈 같죠? 그런데, 거기서 짜장면을 먹어보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