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이제 알겠어.

입을 다물게 되는 시기가 오는 거였다.

 

 

2012년 작업들.

처음으로 바깥에 있는 것들은 생각하지 않고, 안으로 숨긴 것들 그래서 나도 모르는 사이 다 엉켜버린 것들 하나씩 풀어가며 그린 기억에 오래오래 애틋하고 또 소중한 그림들. 연말에는 그중 몇 작품을 그룹전에 내었다. 버젓이 내 얼굴이고 내 모습인 그림 아래, “내가 주인공이 되면 아마 나는 버티지 못할 거야.”라는 캡션을 달았는데, 그 말이 요즘 자주 생각났다. 왜 그런 말을 했지.

왜 그런 그림 그렸을까! 이런 건 민망함에 그냥 나오는 말이지 정말 그게 궁금했던 적은 없으면서, 왜 그런 말을 했을까? 하는 질문은 끝없이 하게 되지 왜.


2월이 또 얼마 안 남았네

어제 잘 보냈고 오늘 별일 없었고 내일도 그러면 좋겠다.


매일 아파트 둘레 세 바퀴를 도는데 며칠째 저 자리에 상판 없이 뼈대만 있는 식탁이 버려져 있고 이걸 볼 때마다 생각나는 단편 <어느 밤>.


그런데요, 참 이상한 집도 보았어요. 애써 싣고 와서는 다 버리더라고요. 장롱도 버리고 소파도 버리고 식탁도 버리고. 처음에는 이사를 가는 줄 알았어요. 그 집만 짐이 내려와서요. 그러더니 인부들이 쓰레기장 앞에 짐들을 쌓아놓더라고요. 궁금해서 가서 물어봤어요. 이게 뭐냐고. 그랬더니 버리는 거래요. 새집에 안 어울린다며. 이삿짐 트럭이 떠난 뒤에 청년은 식탁 의자에 앉아보았다. 식탁 가운데 동그랗게 냄비에 눌린 자국이 보였다. 그걸 손바닥으로 만져보았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 청년은 짜장면 한 그릇을 배달시켰다. 제가 미친놈 같죠? 그런데, 거기서 짜장면을 먹어보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