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1 10

 

 

수요일엔 건너가서 만두를 빚었다.

만두피 좀 사서 쓰자고 철운이 말하자 어머니가 만두소를 가리키면서, 이거 빚으려면 몇 만 원은 넘게 사야 된다고 하셨다. 그냥 만두를 사 먹자고 철운이 또 대꾸하자 두 분이 동시에, 맛없어! 라고 외치셨다. 나는 속으로, 파이롤러를 사자고 지금 말할까 아니면 그냥 다음에 사가지고 올까 생각만 하다 말았다. 당장 철운이 밀대로 밀어 내 쪽으로 넘긴 만두피가 어느 것은 사다리꼴이었다가 삼각형이었다가 토끼처럼 양 끝에 귀가 생겨 있기도 하고 그런 식이어서, 이걸 반으로 접는 일부터 상당히 난제였기 때문에… 정신 없었다.

그동안 우리 없이 두 분이서 빚는 동안에도 서로 당신이 못했네 우리 망했네 다시 해보자 그러면서 놀리고 웃고 그러셨기를. 근데 즐거움도 좋지만 만두피는 역시 동그래야겠다.

 

 

실시간 관저 상황 중계를 틀어 두고 있었는데 갑자기 윤으로 추정되는 이가 등장한 바람에 모두 각자 한 손에는 밀대, 한 손에는 숟가락, 아직 다 오므리지 못한 만두를 들고 티비 앞으로 모였다. 엄마가 보기엔 맞는 거 같아? 저거 뒤뚱뒤뚱 걷는 게 맞다야. 아빠는?? 글쎄… 흉내 내는 거 같은데… 그래? 너는??

 

 

문득 철운이는 참 복도 많지 하는 생각이 들다가, 그런데 나는 정말이지 아무것도 안 했구나를 깨닫고, 지난달 걸려온 엄마 전화에 저렇게 평범한 것을 먼저 물었어야 했다고 또 후회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