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마치고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뭔가 쓸쓸한 기분이 드는데 이런 기분 느낀 것에 죄책감도 든다고 말하자, “알아 나도 그랬어. 한참 전에 이미 그랬었어.”

그날 이후로 많은 일들이 다르게 보이고 그렇게 보인 것들에 다시 의문이 든다.

사람들은? 나는? 우리는? 왜? 이런 질문으로 시작된 이야기를 나누다 언젠가 친구가 한 말이 떠올랐다.

“사람들 말이야. 왜 이렇게 못됐어?”

못된 마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내게 못된 말 한 사람들과 내가 못되게 굴었던 일들, 세상 못된 것들을 떠올려 보다가...

마음은

마음을 들키지 않으면 못되지 않은 걸까.

그날 사람들 속에서 내가 느낀 기분이 사실은 못된 마음에서 비롯된 거라는 걸 알고 있다.

사람들 차림새가 낡고 촌스럽고 말투는 고상하지 않고 주최 측 선곡은 내 취향이 아니라서 창피하다고 느낀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그래서 저 인도 위에, 가게 안에, 인스타에서 본, 오늘 한껏 차려입은 보기 좋은 사람들이 마음으로만 함께 하지 말고 바로 지금 내 주변에 서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왜 이곳에 있는지 잊게 된 순간 보이고 느낀 것들이 겨우 그 정도였고, 그걸 들키고 싶지는 않아서, 쓸쓸한 기분이 든다고 교만을 부리고는 곧 죄책감에 빠진 척 위선도 떨었다.

무언가 나만 가진 것처럼 느껴지는 상태에 빠질 때 그것이 꼭 마땅하도록 그럴듯한 모양으로 만들어내는 일이 얼마나 못된 마음인지 이제 알 것 같다.

사람들 속에서 진심으로 못되지 않은 사람이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내 바닥을 먼저 보고 와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