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아버지와 해물전골 먹고 송암 스포츠타운 (가장 안전하고 만만한 코스)에 주차한 뒤 잠깐 물레길 산책하고 집으로 돌아온 오월

어머니 아버지와 해물전골 먹고 그 앞 산책길을 10분 정도 걸으면서 이곳이 어머니 어릴 적 빨래터였다는, 여러 번 들었지만 계속 새롭게 들리는 이야기를 듣고 집으로 돌아온 유월

세 사람의 뒷모습을 찍으려고 뒤에서 걷다가, 엄마 아빠와 이렇게 산책하는 상상을 해보았는데 한 번도 그런 시간을 가져 본 적이 없어서 잘 그려지지가 않았다. 저 앞에 걷고 있는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 그렇지만 이런 상상 속 대화는 이제 소용없는 지도 모르겠다. 아주 오랜 시절의 얼굴을 사용하지 않고 요즘의 엄마와 아빠가 어떤 목소리로 어떤 것을 궁금해하며 말하는지를 자신 있게 떠올릴 수 없기 때문에...

그럼 그냥 같이 걷는 것만으로 집 아닌 바깥에서 우리는 어떤 뒷모습을 하고 있을까

혹시라도 남은 미움의 양이 보이더라도 이제는 슬프지 않을 것이다.

산책은 짧고 집으로 돌아오면 내게 고양이가 있다. 상상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