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記

2022 01 17

지난해 마지막 달에는 그동안 본 영화 중 강렬한 타이틀로 기억하는 것들을 검색해 하루에 한 편씩 다시 보았다. 헝그리 하트, 레볼루셔너리 로드, 케빈에 대하여,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다 보고 나서 알았다. 내가 가진 여러 자아들이 밀접하게 일치한 시기였던 것 같다고..

마지막 날이 가까워 올 때쯤 본 것은 파워 오브 도그와 돈 룩 업. 역시 또 다른 느낌으로 강렬했다. 서부 시대와 현대 사회를 2021년 마지막 파멸의 영화로 고른 것부터.

그리고 올해 첫 영화는 램으로 시작했다.

마리아가 함께 춤 추자며 다가갈 때 아다가 보인 눈빛이 잊혀지지 않고.. 그 장면이 떠오를 때마다 괴로우면서 슬프다. 종종 만지가 그런 얼굴을 할 때가 있어서...

나는 이제 그 장면으로 이 영화를 오래 기억할 것 같다.

 

 

어제 본 건 더 하우스.

스톱 모션은 아무리 재미없게 만들어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은 영화로서도 걸작이었다.

세 개의 단편이 한 집의 과거 현대 근미래로 이어진다. 벌레라면 기절부터 하는 내가 두 번째 이야기를 끝까지 볼 수 있었다는 게 올해의 좋은 시작이다. 벌레가 계속 나오고, 어느 순간부턴 그냥 화면 가득 잔뜩 나와 춤을 추는데 그야말로 미친 블랙 코미디였다. 왜냐면 내가 거기서 다 포기한 상태로 실소했기 때문에.. 그리고 현재 우리의 시점인 것도. 두 번째 편은 불쾌함을 견디고 엔딩을 봤을 때 가져가는 게 너무 많다.

마지막 이야기에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절망이고 희망이어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안개가 걷혀서 정말 다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