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記

2022 01 15

 

막 성인이 되었을 때 나는 이미 세계를 다 알아버린 것 같은 생각에 빠져 있었다. 미래는 가망이 없고 인간은 한날 한꺼번에 멸망하는 수밖에 더 나은 답이 없어,라고 말하는 술자리는 너무 통쾌하고 멋있었다.

가망 없을 미래에 책임을 돌리고 그 시간에 숨어 지내는 것이 낭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지금이라는 걸 이제 매 순간 체감하는 진짜 어른이 되었고

다음 세대라는 무거운 이름이 아니어도 이곳에 함께 살고 있는 내 조카와 친구의 아이들을 생각하면

그때 좀 더 알았어야 한다는 후회가 든다.

머리를 잘 써야만 최악을 면할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세계에 와 버렸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그게 내 40대가 감당해야 할 역할이라는 걸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되고.. 어쨌든 더는 상상 속에 숨어 살 순 없는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