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記

2016 06 11

허리 아파서 잠깐씩 선 채로 작업하고 있다.

매일 한두 장씩 읽고 있는 <몸의 일기>에 마침 어제 이런 일기가,

 

 

   리종이 좀 엉뚱한 짓을 하고 나자 브뤼노가 놀렸다. "너 그거 하냐?" 이미 초경을 겪은 것 같은 ㅡ가끔씩 아파하는 걸 보면ㅡ 리종은 너무 당황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자 브뤼노도 얼굴을 붉혔다. 여자아이들의 월경에 관한 남자아이들의 농담은 정말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레퍼토리다. 남자아이들에게 월경이란, 자기들은 범접할 수 없는 여성의 신비로 여겨진다. 여성을 신비롭게 만드는 어떤 복합성의 개입…… 자기는 아직 남자가 되려면 멀었는데 어느새 여자가 되어버린 소녀를 놀리는 것, 이거야말로 남자아이들의 공통된 복수다. 그러나 '레글règle'이라는 단어의 다중적 의미에서 풍기는 위압적인 뉘앙스가 그들을 주눅 들게 한다. 내가 무시하는 척하는 이 여동생이 실은 '레글'의 보유자라니. 그렇다면 측정의 도구를 갖고 있는 것뿐 아니라 규칙을 선포할 수도 있고, 별들의 운행까지도 규제할 수 있다는 것 아닌가. 남자아이들은 '레글'이라는 단어가 혐오감을 주기를 바라지만, 실은 거기 내포되어 있는 의미들에 지레 기가 죽어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여러 세대를 거쳐오면서 그들은 다소 저급한 대체어들을 찾아냈다. 우르스, 아페르, 도슈, 앙글레즈, 라냐냐…… 음성학적으로 봐도 '망스트뤼menstrues'라는 총칭 자체가 벌써 막연한 혐오감을 주는 '몽스트뤼오지테monstruosité'를 연상시키지 않는가.
   히죽거리며 '몽트레montrer'하는 몽스트뤼오지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