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6 22
작년부터 시작한 그림책 작업이 이제야 선명해졌다.
매번 미팅 때마다, 여기를 새롭게 고치고 또 구성을 이렇게 바꿔 보았다고 말하면서도 어딘가 마음에 걸리는 무언가를 느끼고 있었는데, 도대체 뭐가 어디쯤에 걸려 있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고... 이제는 모른체하고 그냥 첫 장을 시작해야 하지 않나. 시간이 없으니까... 그렇지만 이 책을 그런 식으로 만들 수는 없다는 것만은 분명히 안다. 그러니 그걸 발견할 때까지 계속 들여다보는 수밖에. 그러면서 시간이 이렇게 지나버렸다.
대외적으로는 철운의 건강 때문에 도무지 집중할 수 없어서라는 핑계가 통할 수 있었지만 사실은 모두 내 문제였어.
이달 초 미팅에서 처음으로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 저는 이제 선명해진 것 같아요라고 말했는데, 이 주 뒤 대표님이 그 말에 대한 메일을 보내주었다. 덕분에 지난 일 년을 돌아보는 여유도 가져 보았고...
마치 정답이 있는 것처럼 시작하는 건 가장 피하고 싶은 방식이지만 어쨌든 스스로 던진 질문에 나만의 정답이 내게로 찾아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니까.
일 년 만에 콘티를 끝내고... 이제 또 다른 시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