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記

2021 07 03

다각도로 나를 시험해보는 올해인 것 같은데.

3월에 인터넷으로 구입한 블루스타 고사리 두 포트도 시험 대상이 되려고 우리 집에 온 것이다. (미안하지만 그런 거였어)

죽일 게 뻔하니까 안 들일 거라고 한 번 정한 걸로 더 이상 아무 선택지가 없는 거면 그것도 참 재미없는 고집인 것 같아 그런 걸 바꿔보고 싶기도 하고... 몰라 주문할 거야...

 

일단 고양이에게 해롭지 않으면서

키우기 난이도 최하인 것을 고르다가, '키우기가 너무나 쉬워서 있는 줄 모르고 있다 어느 날 발견하면 어느새 풍성해 있을 것이다'는 어느 블로그의 블루스타 소개글을 보고 주문한 것이었다. 박스에 꽁꽁 싸매져 온 것을 살살 풀었더니 아주 제멋대로 되는 대로 마구 생겨난 잎들이 팟! 하고 펼쳐졌다. 그 모습이 너무 마음에 꼭 들어서, 이거 뭐지, 단순한 시험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그러면 안 될 것 같은 각오 같은 것이 또... 생겨 버렸다.

 

처음 한 것은 분갈이

그리고 영양제.

담배처럼 생긴 막대인데 흙에 꽂아 두면 물을 줄 때마다 조금씩 녹으며 스며든다. 이것 때문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그 뒤로 나오는 새순들이 무서울 정도로 굵더니 그 중 몇 줄기는 원래 있던 애들의 거의 두 배로 자라서 이제는 화분을 감당하지 못하고 흘러넘치고 있다. 성장 속도나 균형, 모든 게 엉망진창이고 중구난방이라 괴상하고 웃긴 모양이 되었다. 다들 할 말이 너무 많아 보이고 한꺼번에 자기 사연을 좀 들어 보라고 시끄럽게 말하는 것 같다. 아니~ 그런데요~ 제가 말이에요~~

 

어떡하지...

다 들어주고 싶고

안 죽었으면 좋겠어 흑

가볍게 생각하기로 했는데 또 그럴 수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