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8 06

 

잠꼬대 1.

너 잠꼬대를 하던데? “꾹꾹이 필요하면 말해” 그러면서 네 팔을 툭툭 치더라?

 

잠꼬대 2.

너 또 잠꼬대 하더라? 이번에는 그냥 자면서 콧노래를 부르던데?

 

 

 

 

 

꿈 1.

 

조별 과제를 우리 집에서 하기로 했다면서 친구들 몇 명이 와 있고 아이들이 여기저기에 앉아 이야기하는 걸 지켜보고 있는 나는 이게 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꿈속의 나를 의식하고 있다. 우리가 있는 곳은 정말로 장자마을 그 집이 맞고. 그런데 그때 우리 집은 마루에 큰 창이 없어서 빛이 들지 않았는데 꿈속에선 해가 너무 잘 들어 친구들 얼굴과 머리카락이 전부 하얗게 번져 있었다. 아마 그래서 의심이 든 거지. 이거 꿈일 수도 있겠는데?

 

꿈속의 나는 화장실을 가보기로 했다. 그 시절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화장실을 빼놓을 수 없으므로...

마루에서 빠져나와 이제 신발을 신고 왼쪽으로 가려고 하는데, 언제부터 있었는지 엄마가 옆에서, 왜 거기로 가? 저쪽인데? 턱으로 오른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에? 뭐지? 설마...

 

더 커진 의혹을 품고 엄마가 가리킨 곳으로 다시 몸을 틀었더니 정말 거기에 문고리가 있었다. 그걸 잡고 문을 연 순간 내가 어떤 걸 느꼈는지 꿈에서 깬 나는 제대로 설명할 자신이 없지만, 꿈속의 내가 속으로 한 말은 기억한다. 와... 화장실이 마루보다 커... 여기를 정원으로 만들어버렸네?

 

길게 이어지는 화단을 천천히 통과한 끝에 만난 하얀 변기 앞에서 바지를 내리고 앉으며 또 속으로 말했다. 어머 문 안 잠갔어... 그러고 있는데 문이 막 열리려고 덜컥덜컥하였다. 와 문까지 너무 멀다, 어떡하지. 이상하게 자꾸 웃음이 나와서 웃으면서 소리쳤다. 누구야? 나 있어 여기! 열지 마!

 

이미 문은 열렸고 누군가 반쯤 들어왔다가 얼른 다시 되돌아가면서 거기도 웃음을 못 참고 킥킥 웃으며 사라지고 나도 변기에 앉은 채로 계속 웃다가 깼다.

 

 

 



꿈 2.

 

꿈에서 화장실 청소를 하고 있다.

겨드랑이에 땀이 나서 씻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눈앞에 보이는 문을 열었더니 거기에 친구가 서 있고 나는 오기로 한 걸 알고 있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왔어? 하고는 껴안았다.

 

내가 뭐를 계속 만지고 옮기면서 집안을 다니는 동안 친구는 아무런 반응 없이 그저 이 꿈에 등장하는 역할로만 존재하는 것처럼 그냥 서 있기만 하다가, 함께 산책을 하면서 (갑자기 야외가 되었다...) 얘가 뭔가 서운해하고 있구나 깨닫고 나자, 그때부터 감정을 가진 사람이 되었다.

저기, 내가 뭐 실수했어?라고 물었더니, 드디어 말을 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말하긴 좀 그래. 작업실로 가자.

 

얘가 작업실이 있었나? 속으로 생각하면서 친구를 따라 어느 가정집으로 들어갔다.

안을 좀 둘러보거나 하지도 않고 바로, 이제 말해 봐. 뭐가 서운한지. 그랬더니 친구가 저쪽 책상 위에 켜져 있는 노트북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말했다. 네가 한 번 써 봐. 내가 뭐 땜에 서운한지.

뭐? 네가 말해야 되는 거 아니야? 그런데 네가 말해도 그게 진심인지 나는 모르겠지만.

내가 이렇게 대답하자 친구는 그렇다면 말을 해줄게 하는 얼굴로 눈을 축 늘어뜨리면서, 아까... 네가 나 안을 때... 그냥 반가워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어... 하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꿈속의 나는 머리를 먼저 굴렸다. 저 말은 핑계고 아마 오래된 앙금이 있는 것 같아. 지금은 그게 뭔지 모르니까 일단 상황을 반전시키자. 오히려 얘가 나한테 더 미안해져서 어쩔 줄 모르게. 그러면서 나도 일부러 눈을 축 늘어뜨리고 연기했다.

사실 아까... 화장실에서 울었거든. 그냥... 일이 좀 있었는데... 그런데 네가 눈앞에 보이니까 좋은데... 그런데 나 눈이 부었을 거 같고 그게 신경도 쓰이고... 땀도 좀 났고... 그래서 뭐가 좀... 다 어색해서... 그래서 네가 그렇게 느꼈나 봐... 미안...

 

 

근데... 나 혹시 눈이 정말로 부어 있는 거 아니야? 하고 생각하는 동시에 꿈에서 깼기 때문에 친구의 그다음 얼굴을 알 수 없게 되었다. 역시... 그저 등장인물로만 세우기로 한 것이 맞았는지...

 

 

 

 

 

나의 삼고들 모두 만족시키고 싶다면서 정작 나는 다른 곳을 보고 있고 그 현장을 이렇게 잡히고 만다. sorry~